국민연금과 소셜연금 동시 수령 — WEP 폐지 후 세금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시다가 미국으로 오신 분들은 은퇴가 가까워지면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한국 국민연금을 받으면 미국 소셜연금이 깎이지 않습니까." 오랫동안 답은 "그렇습니다"였습니다. 2025년부터 달라졌습니다. 두 연금을 깎던 규정이 없어졌고, 이미 깎여서 받고 계셨던 분들은 소급분까지 받으셨습니다.
변화가 큰 만큼 정리가 필요합니다. 어떤 규정이 없어졌는지, 두 나라 가입 기간은 어떻게 합쳐지는지, 그리고 두 연금이 미국 신고서에서 어떻게 과세되는지를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1. WEP와 GPO가 폐지되었습니다
2025년 1월 5일 서명된 사회보장 공정법(Social Security Fairness Act)으로 두 규정이 사라졌습니다. 2023년 12월 이후에 지급되는 급여부터 적용되므로 소급 효과가 있습니다.
- WEP(Windfall Elimination Provision) — 미국 소셜시큐리티 세금을 내지 않은 일자리에서 받는 연금이 있으면 본인의 소셜연금 산정식을 불리하게 바꾸던 규정입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받는 국민연금이 여기에 해당했습니다.
- GPO(Government Pension Offset) — 배우자 연금이나 유족 연금을 그런 연금액의 3분의 2만큼 깎던 규정입니다.
두 규정이 모두 없어져 이제 한국 국민연금을 받아도 미국 소셜연금은 줄지 않습니다. 사회보장청은 2025년에 조정된 월 급여를 반영하고 소급분을 일시금으로 지급했습니다. 그동안 국민연금 때문에 신청을 미루셨던 분이라면 지금 조건을 다시 계산해 보실 이유가 생겼습니다.
2. 가입 기간이 모자랄 때 — 한미 사회보장협정
미국 소셜연금을 받으려면 보통 40크레딧, 약 10년치 납부 기록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6년만 일하셨다면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이때 2001년 4월 발효된 한미 사회보장협정이 작동합니다.
- 미국 기록만으로 자격이 되지 않을 때 한국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합산해 자격 여부를 판단합니다.
- 다만 급여액은 합산 기간 전체로 계산하지 않고, 미국에서 실제로 낸 기간에 비례해 산정됩니다. 자격은 열어 주되 금액은 낸 만큼이라는 구조입니다.
- 반대 방향도 같습니다. 한국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모자라면 미국 납부 기간을 합산해 한국 쪽 자격을 볼 수 있습니다.
- 미국 회사가 한국으로 파견한 직원처럼 한시적으로 근무하는 경우에는 한쪽 나라에만 보험료를 내도록 정리해 이중 납부를 막습니다.
신청은 두 나라 중 거주지 기관에 하시면 상대국으로 전달됩니다. 한국 가입 기간을 증명할 서류를 미리 준비해 두시는 편이 절차가 빠릅니다.
3. 미국 소셜연금은 얼마나 과세되나
소셜연금은 전액이 과세되지도, 전액이 비과세도 아닙니다. "합산소득"을 기준으로 0%, 50%, 85% 세 구간이 정해집니다. 합산소득은 조정총소득에 비과세 이자와 소셜연금 수령액의 절반을 더한 금액입니다.
- 싱글 기준 합산소득 25,000달러 이하면 과세되지 않고, 25,000~34,000달러 구간은 최대 50%, 34,000달러를 넘으면 최대 85%가 과세소득에 들어갑니다.
- 부부 공동신고는 32,000달러와 44,000달러가 기준입니다.
- 이 기준 금액은 1980~90년대에 정해진 뒤 물가에 연동되지 않습니다. 해가 갈수록 더 많은 분이 85% 구간에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국 국민연금 수령액도 조정총소득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미국 소셜연금을 깎지는 않지만, 합산소득을 올려 소셜연금의 과세 비율을 높이는 간접적인 영향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4. 한국 국민연금은 미국 신고서에 어떻게 적나
미국 세법상 거주자(시민권자·영주권자 포함)는 전 세계 소득을 신고합니다. 한국에서 받는 국민연금도 원칙적으로 미국 신고 대상입니다. 한국에서 세금이 원천징수되었다면 외국납부세액공제(Form 1116)로 이중과세를 조정합니다. 한미 조세조약의 적용 방식은 연금의 종류와 개인의 신분에 따라 달라지므로, 금액이 큰 경우에는 신고 전에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서류 쪽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국민연금 수급권 자체는 해외 금융계좌가 아니지만, 연금이 입금되는 한국 은행 계좌는 FBAR 대상입니다. 다른 한국 계좌와 합쳐 연중 한 번이라도 1만 달러를 넘으면 신고 의무가 생깁니다. 기준은 FBAR와 Form 8938 차이와 판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5. 65세 이상 추가 공제 (2025~2028년)
새 세법으로 65세 이상에게 한시적인 추가 공제가 생겼습니다. 1인당 6,000달러이고 부부가 모두 65세 이상이면 12,000달러입니다. 조정총소득이 싱글 75,000달러, 부부 150,000달러를 넘으면 초과분의 6%씩 줄어듭니다.
이 공제는 소셜연금을 비과세로 만들어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과세 비율 계산은 그대로 두고 공제를 늘려 결과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연금 소득만 있는 은퇴 가구라면 이 공제만으로 연방 세금이 0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8년까지만 적용되므로 그사이 인출 계획을 조정할 여지도 있습니다.
6. 사례: 정 씨 부부 (가상 사례)
정 씨는 한국에서 18년, 미국에서 22년을 일하고 2026년에 67세로 은퇴했습니다. 미국 소셜연금은 월 2,100달러, 한국 국민연금은 월 90만 원 정도입니다. 예전 같으면 WEP 때문에 미국 연금이 매달 수백 달러 깎였겠지만 지금은 전액을 받습니다.
세금 쪽은 이렇습니다. 부부 합산소득이 44,000달러를 넘어 소셜연금의 85%가 과세소득에 들어가고, 국민연금 수령액도 함께 신고합니다. 두 분 모두 65세 이상이므로 표준공제에 더해 12,000달러의 추가 공제를 받습니다. 국민연금 입금 계좌를 포함한 한국 계좌 잔액이 1만 달러를 넘는 해에는 FBAR도 함께 제출합니다.
정리
2025년부터 WEP와 GPO가 폐지되어 한국 국민연금을 받아도 미국 소셜연금이 깎이지 않습니다. 미국 가입 기간이 모자라면 한미 사회보장협정으로 한국 기간을 합쳐 자격을 볼 수 있고, 급여는 미국에서 낸 기간에 비례해 계산됩니다. 세금 쪽에서는 국민연금도 미국 신고 대상이고, 그 금액이 합산소득을 올려 소셜연금의 과세 비율에 영향을 줍니다. 2028년까지는 65세 이상 추가 공제가 있어 부담이 줄어듭니다. 그동안 국민연금 때문에 미국 연금 신청을 미루셨다면 지금 다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사례는 가명과 변경된 수치를 사용한 가상 사례이고, 연금 수령액과 조약 적용은 개인별로 다르므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오신석 CPA · OKLEM CPA GROUP · 213-788-3388 · okle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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